노고초(老姑草)·백두옹(白頭翁)이라고도 한다. 산과 들판의 양지쪽에서 자란다. 곧게 들어간 굵은 뿌리 머리에서 잎이 무더기로 나와서 비스듬히 퍼진다.
할미꽃의 전설
할머니는 비록 늙었지만 두 손녀를 예쁘고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매일같이
열심히 일했다. 큰손녀는 얼굴이나 몸내가 아주 예뻤으나 마음씨가 나빴고,
게다가 질투심이 강했을 뿐만 아니라 욕심도 많았다. 그런데 작은 손녀는 비록 얼굴이 못생겼지만 마음씨가 비단결같이 고왔다. 두 손녀는 할머니를 위하는 마음도 조금 달랐다. 큰손녀는 할머니의 일을 도와주기는커녕 매일같이 불평불만만 늘어놓았고, 그러면서 자기 몸치장하는 일에만 온갖 정성을 다 기울였다. 반면에 작은 손녀는 할머니가 자기들을 위해 고생하는 것을 보고 마음 아파하며 할머니의 일을 조금이나마 돕기 위해 애썼다. 그렇지만 할머니는 두 손녀를 끔찍하게 아끼고 사랑했다. 어느덧, 두 손녀는 곱게 자라 결혼할 나이가 되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청혼이 들어왔는데, 그 청혼의 대부분은 큰손녀에게 왔다. 물론 큰 손녀가 먼저 결혼해야 하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그 보다도 큰손녀의 용모가 너무나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이웃 마을에 사는 아들의 청혼을 받아들인 큰 손녀는 그 부잣집 아들과 결혼하고 할머니 곁을 떠났다. 그러자 할머니는 작은 손녀와 함께 살면서 작은 손녀를 결혼시키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나 마땅한 혼처는 고사하고 청혼이 들어오는 곳도 없었다. 작은 손녀는 할머니가 자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할머니, 저는 시집가지 않고 이대로 할머니와 함께 살래요."
"얘야, 그런 소리는 두 번 다시 하지 말아라. 내가 죽고 나면 네 혼자 살아 가기란 무척 힘들단다."
어느 날, 작은 손녀에게도 청혼이 들어왔다.
그곳은 고개 너머 마을의 아주 가난한 집이었다. 할머니는 가난한 것이 마음에 걸렸으나, 심사숙고한 끝에 그곳으로 작은 손녀를 시집보내기로 했다. 비록 그 집은 가난했으나 청혼한 청년이 부지런하고 마음씨도 착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작은 손녀는 늙은 할머니를 혼자 남겨두고 시집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생각 저생각 끝에 중매쟁이에게 부탁했다.
"제가 시집가더라도 할머니를 편히 모실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러면 더욱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중매쟁이가 이같은 사실을 청혼한 집에 전하자, 그 집에서는 작은 손녀의 착한 마음과 사정을 알고는 이를 받아들였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큰손녀는 자기의 체면도 있고 해서 집으로 찾아가 작은 손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네가 할머니를 모시고 시집간다고 했다면서?"
"그렇게 하기로 했어, 언니."
"그건 안돼."
언니의 이 말에 작은 손녀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안 되다니?"
"네가 시집가는 집은 몹시 가난하다고 들었는데, 그런 집으로 할머니를
모실수는 없단다. 그 집에서도 좋아하지 않을 뿐더러 할머니가 그런 집에 가서 살면 고생할 게 뻔하잖니."
"그럼 어떻게...."
"내가 돌봐 드리면 돼."
언니의 말을 듣고 보니 그 말이 옳다는 생각이 들어, 작은 손녀는 시집을 갔다. 그런데 작은 손녀가 시집간 후, 큰 손녀를 홀로 계신 할머니를 돌봐드리지 않았다. 한 번 찾아가는 일도 없었던 것이다. 급기야 할머니는 끼니조차 이을 수 없는 형편이 되었다. 그렇건만 큰 손녀는 할머니를 도와주지 않았다. 할머니는 마음씨 착한 작은 손녀가 그리웠다. 죽기 전에 작은 손녀를 한 번 만나보고 싶었다. 그래서 할머니는 작은 손녀를 찾아 산 너머 먼 마을로 길을 떠났다. 그런데 할머니를 산 고개를 올라가다가 그만 기진맥진하여 작은 손녀가 살고 있는 집을 저 멀리 바라보며 쓰러지고 말았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작은 손녀가 허겁지겁 달려왔다. 그러나 싸늘한 할머니의 시체를 부등켜안고 땅을 치며 발을 구르고 슬퍼한다고 해서 돌아가신 할머니가 다시 살아 올리는 없었다.
작은 손녀는 할머니의 시신을 자기기 사는 마을의 뒷동산 양지바른 곳에
고이 묻어 드렸다. 그런데 다음해 봄이 되자 할머니의 무덤가에 이름모를 풀 한 포기가 나오더니 꽃을 피웠는데, 그것은 흡사 할머니의 허리같이 땅으로 굽은 꽃이었다. 사람들은 그 꽃을 할머니가 죽어서 피어난 꽃으로 믿고 할미꽃이라 불렀다고 한다.
2. 옛날에 딸 삼 형제를 거느린 할머니가 살고 있었습니다.
딸 삼 형제는 무럭무럭 잘 자랐습니다.할머니는 딸들이 크는 것이 단 하나의 기쁨이었습니다. 남편을 일쩍 여의었지만, 할머니는 무럭무럭 크는 딸 삼 형제를 보면서 오늘까지 살아왔습니다.
어느덧,딸 삼 형제는 이제 시집을 가야 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먼저 큰딸에게 좋은 신랑을 정해주려고 애를 쓰다가 드디어 신랑을 정했습니다. 키도 크고 건강한 남자와 짝을 지어 주었던 것입니다. 할머니는 너무너무 기뻐서,잔칫날에 덩실덩실 춤을 추었습니다.
딸이 잘살라고,깨·팥·찹쌀 따위를 한 줌씩 정성껏 챙겨 주었습니다.
그리고 시집올 때 가지고 온 할머니의 고운 옷감도 주었습니다.
그저 잘살기만을 바라면서······.
큰딸은 건넛 마을로 시집을 갔습니다. 이제 둘째 딸의 차례입니다.
할머니는 이 둘째 딸도 남부럽지 않게 시집을 보내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하였습니다. 밤늦게까지 밭일도 하고,쌀도 아껴 먹으며, 둘째 딸 시집가서 흉잡히지 않게 하려고 열심히 하였습니다. 마침내 둘째 딸도 시집갈 날이 왔습니다. 할머니는 첫째 딸을 시집보낼 때처럼 기뻤습니다. 이번에 보는 사위도 큰사위 못지않게 튼튼하고 건강합니다.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너무약했기 때문에 튼튼하고,건강한 사위만을 골랐던 것입니다. 둘째 딸 시집가는 날도 굉장히 성대했습니다.마을 사람들이 모두 와서 국수나마 함께 나누어 먹을 수 있었으니까요.
할머니는 그저 아무 탈 없이 잘 살아 주기만을 바랐습니다.
둘째 딸을 무사히 시집보낸 할머니는 기쁨과 허탈 때문에 그만 자리에 몸져누웠습니다. 이제 남은 딸은 막내딸 하나입니다. 두 딸을 시집보내고 나니,집에 남은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반반한 것은 모두 두 딸에게 들어가고 몇 마지기 되던 논도 거의 팔아 버렸습니다. 이제 할머니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밭 몇 두렁 밖에 없었습니다. 먹고사는 것은 단 두 식구라 그런 대로 꾸려 가겠지만,막내딸을 보면 할머니는 저절로 한숨이 나왔습니다.
“쯔쯧,저것도 언니들처럼 해주어야 할 텐데·····.
그러나 할머니는 이제 힘이 없었습니다. 막상 자리에 몸져눕게 되니 막내딸 걱정뿐 이었습니다. “저것을 시집보내야 할 텐데·······
할머니가 아프니,자연 막내딸이 밭일 논일을 해야 했습니다.
마음씨 착한 막내딸은 아무런 불평도 없이 몸져누운 어머니를 봉양하고 열심히 일을 하였습니다. 마침내 막내딸도 시집을 가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몸져누운 채 막내딸의 결혼식을 맞이하였습니다. 큰딸,작은딸처럼 결혼식 준비를 못하였습니다.
‘내가 움직일 수만 있었다면······.
할머니는 한없이 슬펐습니다. 먼저 시집간 두 언니의 도움으로 결혼식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할머니는 후유 한숨을 몰아쉬었습니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었습니다. 그저 막내딸의 혼수를 자기 손으로 마련해 주지 못한 것이 한이었지만,그런 대로 남부끄러운 결혼식은 아니었습니다. 할머니는 그것으로 만족했습니다.막내딸이 시집을 가던 날,할머니는 간신히 지팡이를 짚고 집 앞 언덕까지 올라갔습니다.
“어머니,안녕히 계셔요.”
마음 착한 막내딸은 몇 번이고 돌아다 보며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옮겼습니다. 막내가 떠나간 지도 어언 석 달,할머니는 시집간 딸들이 보고 싶었습니다.이제 아픈 몸도 좀 나은 것 같아, 할머니는 딸들이 사는 모습을 볼 겸 집을 나섰습니다.봄볕이 따뜻합니다. 할머니는 먼저 큰딸네 집으로 갔습니다.벌써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된 큰딸은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그러나 일 주일이 가고 보름이 지나자,큰 딸의 태도는 달라졌습니다. 할머니가 아주 자기 집에 살러 온 줄 알았습니다.대접도 시원찮아지고,대하는 태도도 달라졌습니다. 할머니는 큰딸네 집에서 떠나야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할머니는 짐을 챙겨 가지고 작은딸의 집으로 떠났습니다. “더 계시지 않고··· 큰딸은 대문 앞까지 따라 나와 말렸으나, 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다시 작은딸의 집으로 갑니다.
작은딸도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버선발로 뛰어나와 할머니를 맞이하였지만,일 주일이 가고 보름이 지나니,큰딸과 마찬가지였습니다.
할머니는 또다시 봇짐을 머리에 이고 막내딸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두 딸에게 괄시를 받은 할머니는 막내딸만은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둘째 딸의 집에서 나왔습니다. 바람이 몹시 차가웠습니다. 어느덧 12월. 차가운 바람을 안고, 할머니는 막내딸을 찾아갑니다.
막내딸의 집은 두 딸과 산 하나 너머에 있었습니다. 별로 높은 산은 아니지만 할머니에게는 높은 산이었습니다. 숨이 찼습니다. 다리가 휘청거렸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고개가 보입니다. 그 고개에 오르면 막내딸이 살고 있는 집이 보입니다. 할머니는 막내딸을 빨리 만나고 싶었습니다.길을 서둘렀습니다.“순아야······! 고개에 오른 할머니는 성급하게도 막내딸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러나 그 소리가 들릴리 없습니다.
“순아야....... “순아야······. 할머니는 너무나 숨이 차서 고개에 쓰러젔습니다. 순아,순아-하고 막내딸의 이름을 부르다 부르다 그만 잠이 든 것입니다.영영 세상을 뜨신 것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막내딸은 할머니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 주었습니다. 그 다음해 봄, 할머니의 무덤에 돋아난 꽃이 곧 할미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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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ellB











